독주하는 네이버, 네티즌 목소리를 들어라

인터넷 제국 NHN 빛과 그림자 [下]

인수·합병·지식검색… 고비마다 ‘과감한 투자’ 검색분야 부동의 1위 질주

‘문어발식’사업 확장 정보보다 광고비중 커져 저작권 침해 논란도 불거져



인터넷 제국 ‘네이버’는 검색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이 74.6%(IT전문 시장조사기관 메트릭스 8월 조사)로 야후·다음·파란·네이트 등 경쟁업체의 시장 점유율을 모두 합친 것보다 2배 가량 많다. 네이버에 네티즌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콘텐츠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정보문답 서비스인 ‘지식인’의 문답건수는 총 7000만 건에 달한다.


하지만 네이버 독주체제가 가속화될수록 네이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우선 네이버 검색 결과에서 순수 정보가 아닌 ‘광고’의 비중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네이버의 검색 결과는 좋은 정보를 우선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돈을 많은 낸 광고주의 사이트를 우선적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네이버, 집중 투자로 ‘절대강자’ 확보=이해진(40) 창업자는 벤처인답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과감한 투자로 네이버의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준호 숭실대 교수의 검색 엔진 개발 회사 ‘서치솔루션’을 인수한 것이다. 이 교수는 1999년 당시 경쟁 사이트인 엠파스에 검색 엔진을 제공했지만 엠파스와는 미묘한 갈등관계에 있었다. 이 창업자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당대 최고의 검색 엔진을 인수하기 위해 네이버가 갖고 있던 현금 100억원 중에 40억원을 쏟아 부어 이 교수팀을 끌어 들였다.


이런 승부사 기질은 이후에도 고비 때마다 위력을 발휘했다. 2000년 IT 거품이 붕괴되면서 회사가 자금난에 봉착하자 게임업체 한게임과의 합병을 통해 위기를 헤쳐나갔다. 협상 시작 후 불과 4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합병을 발표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유료화된 게임사이트에서 번 자금을 네이버의 검색 품질을 높이는 데 투자했다.


‘지식검색’이라는 기치를 내건 것도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 대표적인 히트 상품이 네티즌들이 궁금한 분야에 대해 직접 문답을 나누는 ‘지식인’ 서비스다. 타 사이트에 비슷한 서비스가 있었지만, 사용자가 많은 네이버에서 특히 이 전략은 기막히게 맞아 들어갔다. 서비스 초기부터 네티즌들은 월 100만 개의 문답을 주고 받았다.


◆네이버 성장의 그늘=네이버는 2003년부터 5년째 검색포털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독주가 가속화될수록 이를 견제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비판이 네이버의 검색 결과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 검색창에서 ‘스파게티’를 쳐보면, ‘스폰서링크’ ‘파워링크’ ‘플러스프로’ ‘비즈사이트’ 등으로 분류된 코너에서 관련 사이트들이 뜬다. 그런데 이들 검색 결과는 네이버가 돈을 받고 실어주는 광고다. 광고 사이트를 한참 본 뒤에야 조리법이나 사전 검색 같은 순수 정보를 찾을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저작권 침해 논란이다. 중국 등에 있는 해커들이 국내외 온라인 게임을 해킹해 불법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문제는 이 같은 불법적 게임정보를 네이버 같은 포털을 통해서 얻는다는 점이다. 한 게임업체 사장은 “네이버에 우리 회사 게임 이름을 쳐 넣으면 불법적으로 게임을 제공하는 사이트들도 소개된다”며 “네이버가 불법 제공을 차단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네이버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중소 인터넷 업체들이 자랄 수 있는 기반을 흔든다는 비판도 있다. 포털인 네이버가 여행·온라인거래·게임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관련 업체들이 고사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NHN 관계자는 이에 대해 “네이버에 대해 일부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구글 등 해외 업체의 진입을 막는 방파제 역할도 하고 있다”며 “불법 거래 방지를 위해 모니터 요원을 추가로 충원하는 등 여러 가지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승재 기자 whites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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