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스피커 스탠드를 선택해야 할까?
June 1st, 2004 by hifinet
문한주(raker5235@hanafos.com) 2004-06-01 02:13:47

소형 스피커들은 최대의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스탠드를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모든 스탠드가 다 쓸만한 것은 아니다. 적절한 것을 선택했을 때에만 성능이 극대화 된다. 소형스피커 사용자의 고려사항 중 하나는 어떤 스탠드를 선택해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스탠드를 잘못 선정한 경우에는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우수한 스피커에 약하고 가벼운 스탠드를 사용하면 스피커의 성능이 저하된다.
그렇다면, 이런 염려를 덜기 위해서 아예 물량투입형 궁국적인 스탠드를 장만하는 순간 고민거리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을까?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가정은 적절하지 않다. 궁극적인 스탠드라는 것은 존재하기 힘들다. 스탠드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주체가 아니라 스피커에 종속적인 부품이기 때문이다. 스피커의 상태에 따라서 적합한 스탠드는 따로 있다. 다시 말해서 스탠드 또한 다른 오디오제품처럼 스피커와 성능이나 비용 면에서 매칭이 잘 되었을 때만 만족스런 결과가 나타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스탠드에 따라 재생음에 영향을 주는 이유에 대해서 의문을 갖게 되실 터이다. 그것은 스탠드의 재질과 구조적인 면이 스피커 인클로우저에 저장된 불가피한 진동이 전달되거나 소멸시키는 데 차이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스탠드의 선택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는 이유를 밝히고 스탠드의 선택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이 이 강좌의 목적이다.

스피커 인클로우저의 재질은 나무다. 나무는 에너지 손실(댐핑)도 좋고 가공성이 좋아 저렴하지만 공진이 100~200헤르쯔 부근에서 발생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다시 말해서 인클로우저 자체의 공진점에서 유난히 큰 소리로 떠는데 이것이 스피커의 재생음을 왜곡시키는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위의 그림은 인클로우저의 옆면에 액셀레로메터를 달아 인클로우저의 공진주파수를 측정한 cumulative spectral decay plot이다.
이 스피커의 176헤르쯔 대역은 15/1000초가 지나도 충분히 줄어들거나 멈추지 않았을 뿐더러 공진의 크기도 여전히 커서 인클로우저에 착색이 있음을 쉽게 인식할 수 있는 경우다.


스피커와 상성이 좋은 스탠드는 어떤 조건을 가져야 되는지 하나씩 짚어보기에 앞서 이번 강좌에서는 기초적인 물리에 대한 설명을 하겠다.


나무와 금속에서 에너지의 전달은 상당히 다르다.
열 에너지의 경우에도 금속은 금방 전달이 되는 반면, 나무는 매우 느리거나 원활하지 않다.
기계적인 에너지는 어떤가? 기차 철로 아래에 괴는 나무 침목과 자갈밭은 충격을 흡수하는 반면에 금속인 레일은 충격음을 음속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멀리까지 전달시킨다. 멀리까지 에너지가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은 손실이 적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서 댐핑이 적다) 철길에 귀를 기울이면 멀리서 다가오는 기차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 피아노 현이나 하프의 현에서 소리가 나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이번에는 두 재질의 사이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전달되겠는지를 한번 살펴보자. 모든 재질별로 고유의 밀도(ρ)와 전달속도(V)가 있다. 다시 말해 재질 마다는 어쿠스틱 임피던스(Z=ρV)가 서로 다르다라고 말할 수 있다.
어쿠스틱 임피던스가 작은 물체에서 큰 물체로 이어진 경우는 진동이 계면에서 원활하게 그 방향으로 전달된다. 그러나 반대로 어쿠스틱 임피던스가 큰 물체에서 작은 물체로 이어진 경우는 진동이 계면에서 반사가 더 많이 된다.
이것을 스피커 스탠드에 대입해 보면 나무 인클로우저에 금속 스탠드를 사용한 경우 나무 인클로우저에 저장된 에너지는 좀 더 에너지 전달이 원활한 금속을 통해서 결국 방바닥으로 방출된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금속 인클로우저에다 나무 스탠드를 사용하면 금속 인클로우저의 에너지는 나무에서 반사되는 양이 많으므로 방바닥을 통해서 방출이 되기 힘들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쿠스틱 임피던스가 거의 같은 경우는 어떨까? 다시 말해서 스탠드를 나무재질을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이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는 재질이 비슷하므로 에너지 전달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편이다. 반사가 일어나거나 하지는 않는다. 에너지 전달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나무 스탠드가 기피되는 걸까? 그것은 재질의 공진점에 대한 고려때문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공진주파수에서는 둘 다 최고조로 찌르르 떨게 되는데 그 대역이 비슷하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가뜩이나 스피커 인클로우저의 원하지 않는 울림이 더 넓은 부피에서 뿜어져 나오게 된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것을 일반화 시킨다면 스피커의 인클로우저와 스탠드는 동종의 재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다. 나무로 된 인클로우저를 가진 스피커라면 철이나 돌멩이처럼 다른 공진점을 가지는 재질로 만들어진 것이 좋다.

필자의 경우는 특이하게도 인클로우저 재질이 알루미늄인 스피커를 사용한 적이 있었는데 강봉을 절삭해서 만든 금속 스탠드를 사용했을 때 최악의 결과를 맛본적이 있었다. 이런 강좌가 그때 있었더라면 안좋은 결과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겠지만 스탠드 제작자나 필자나 둘 다 모르던 시절이었다. 어쨌든 그 당시 필자는 돌을 깎은 스탠드를 사용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었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스피커의 인클로우저 재질이 나무인만큼 실질적으로 철제로 된 스탠드가 논의의 중심에 설수 밖에 없게 됐다.
다음 강좌에서는 적절한 금속 스탠드의 요건에 대해서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다리 부분이 떨지 않는 것이 좋다.

철로 된 스탠드 다리는 인클로우저의 진동이 콘크리트 구조물까지 전달되게 하는 통로 역할을 하게끔 고안되었다. 고안된 의도대로라면 방바닥으로 진동을 전달시키면서 인클로우저의 진동이 줄어들게 된다.(주1) 인클로우저의 진동이 줄어들면 모호했던 소리가 좀 더 선명하게 들리게 된다.

그렇지만 스탠드가 접촉하는 바닥면이 나무라거나, 장판, 혹은 대리석을 받쳤지만 그 아래에 방진고무를 받쳤다거나, 아니면 카펫 위에 놓여져 있다거나 한다면 설계 의도와는 다른 상황이 된다.

이 경우는 인클로우저에서 철제 다리 쪽으로 진동 에너지가 원활하게 전달되었지만 다른 곳으로 적절히 전달이 되지 않아서 (어쿠스틱 임피던스가 작아짐) 철제 다리는 진동의 전달통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폭탄 돌리기 게임에서 전달할 대상이 없는 것 같은 상태가 된다.

금속이 기계적인 에너지의 감쇄가 잘 안되는 것은 앞서 기차길 선로를 예로 들어 설명했던 것을 기억하고 계실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축적된 기계적인 에너지는 철제 다리의 공진점에서 다리를 떠는 것으로 소모하게 된다. (공진점은 소재, 형상, 철판의 두께 등에 의해서 달라진다)

철제 다리가 떠는 것은 목재가 떠는 것과 주파수가 다르므로 인클로우저의 통울림 소리를 강화시키지는 않겠지만 철제 다리의 떠는 현상은 부가적으로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므로 사용자는 철제 다리가 떨리지 않도록 댐핑을 시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먹이나 나무 망치 등으로 스탠드를 때려 봐서 종소리처럼 여운이 나면서 울리는 것은 그다지 좋은 스탠드라고 볼 수 없다.


떨림을 줄여보자

스탠드가 파이프형태의 다리를 가지고 있다면 속을 채울 수 있도록 고안된 스탠드가 바람직하다. 파이프 속에 댐핑이 되는 물질로 코팅하거나 적절한 물질(filler)을 넣는다면 진동을 흡수시킬 수 있다. 모래는 진동을 줄이는데 효과가 좋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모래를 넣는 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그런데 코팅이나 모래로 진동을 흡수하는 경우는 경험적인 요소가 많다. 다시 말해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스피커마다 인클로우저의 공진 주파수나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로 모래를 넣어 주어야 하는지 정해져 있지 않고 최적양은 스피커마다 달라질 수 있다.

만일 통금속을 깎아낸 다리를 사용한 스탠드라면 스탠드 자체의 설계만으로는 다리를 떨지 않게 하는 방법이 없다. 스피커와 스탠드 사이에 댐핑(주2)이 되는 물질을 깔아두는 차선책을 쓸수 밖에 없다. 블루택(Blu-Tack)은 스피커와 스탠드 사이에 깔아주면 댐핑능력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그래프는 블루택의 성능을 나타내기 위해 적용 전 후를 측정한 것이다. 블루택은 10원짜리 정도의 크기 세개를 사용하여 3점지지 시켰다. 측정 그래프는 스테레오파일 1992년도 6월호 기사 The Sound of Surprise에 수록된 것이다. 스피커는 프로악 리스폰스2였고 타겟 스탠드가 사용되었다.






German Acoustics brass cone을 받친 경우












Blu-Tack을 받친 경우





200헤르쯔에 있었던 통울림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다리의 높이는 적절해야 한다.


스피커의 높이는 대략 귀 높이와 트위터가 맞으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피커 마다 높이차에 따른 주파수 재생이 제각기인데 어떤 스피커는 높이 차이가 나더라도 평탄하게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스피커는 높이 차이에 특정 대역이 현격하게 꺼진 듯이 들리는 경우가 있다. 앞과 같은 스피커라면 스탠드의 높이는 그리 까다롭지 않지만 후자와 같은 경우라면 스탠드의 높이를 잘 맞춰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에 나타나는 그래프는 스피커를 기준으로 수직방향으로 5도 간격마다 주파수 대역을 측정하고 얻어낸 열 여덟 개의 주파수 측정 결과를 그래프 한 장에 모은 것이다. 가로 축은 로그로 표시된 주파수 대역이고 좌측의 세로축을 보면 에너지의 크기, 오른쪽의 축은 수직방향의 각도를 나타내고 있다. 음수 각도는 스피커 위쪽방향에서 주파수를 측정했음을 나타내고 있으며 양수는 스피커 아래쪽 방향에서 측정한 것이다.
가령 이 스피커의 아래쪽 45도 방향에서 음악을 듣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림에서 주황색으로 색칠된 주파수 그래프를 보시라) 3~4kHz 부근에서 감쇄가 심하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스피커 위쪽 45도 방향에서 듣는다면? 여기서는 (그림에서 연두색으로 색칠된 곳) 대략 2kHz 근방에서 감쇄가 심하게 나타난다.
이 스피커의 경우라면 스탠드는 귀 높이에 정확히 맞춰주는 것이 좋다.

위와 같은 특성을 보여주는 스피커는 스피커보다 높은 곳에서 들으면 2kHz 대역에서 꺼진듯이 들린다. 그 대신 스피커보다 25도까지 낮은 위치까지는 평탄하게 들린다. 이 스피커의 경우는 제작사에서 스피커의 특성을 감안하여 일부러 매칭 스피커를 높여서 출시했다.

비록 스피커의 수직방향으로 측정값을 알 수 없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맨 귀로도 스탠드의 높이가 적절한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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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스탠드를 바닥에 직접 연결시키게 되면 음질에는 유리해 지지만 건축물에 진동이 전달된다. 공동 주택에서는 사용하기 적절하지 않은 방법이다. 그리고 비록 그런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바닥 슬라브 전체가 울려서 발바닥으로 전달되는 저음은 원래의 공연장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생경한 체험이라서 썩 내키지 않을 수 있다.

(주2)
열역학 법칙에 의하면 에너지는 창조되지도 파괴되지도 않는다.
그대신 한 형태의 에너지는 다른 형태로 변환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화학적 에너지는 열 에너지로 변환이 가능하다. 기계적인 에너지도 열 에너지로 변환이 가능하다. 댐핑 물질에서는 기계적인 에너지를 열 에너지로 변환시킬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처음에는 기계적 에너지가 100이 있었다고 하자. 댐퍼를 통해서 기계적 에너지의 일부는 열 에너지로 변환되었다. 70만큼의 에너지가 열로 바뀌었다고 하자. 그렇다면 남은 기계적 에너지는? 30이 된다. 처음의 기계적 에너지가 100이었으므로 댐퍼를 통하고 나서는 30이 되었으므로 분명히 처음상태보다는 기계적인 에너지가 줄어들게 된다.
진동은 기계적인 에너지이며 소리를 만들어 내는 반면에 열 에너지는 소리를 발생시키지는 않는다.

http://raker.egloos.com/1447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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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하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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