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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드라이빙 센터를 우연히 알게되어 궁금증을 못견디고 하루 휴가를 내고 다녀왔습니다. 원래 세명이 동행하기로 했는데 한명이 면허취득 1년 미만이라.. 결국 본인만 먼저 챌린지 B 프로그램을 다녀오더군요.

금요일이라 아침 일찍 출발한 탓에 여유있게 도착해서 1층 전시장의 차량들을 느긋이 둘러보다가 일행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강의실로 입장했습니다. 인스트럭터의 간단한 소개 후 시트, 핸들 포지션 및 기본적인 조작법 그리고 주의사항들을 포함한 약 30분간의 교육이 끝나고 추첨에 의한 차량배정이 있었습니다. 당일 총 3명의 참석자가 있었는데 상자 속에 든 공을 뽑아 차량선택권이 주어졌습니다. 이중 1번을 뽑은 여자분이 i428 쿠페를, 함께간 동료가 320d xdrive 그리고 저는 320d 투어링에 탑승했습니다. 나중에 코스를 돌다보니 강사님이 탄 빨간색 220d 쿠페가 더 탐나더군요.

첫 코스는 다목적 코스에서 슬라럼 주행과 굴절구간 통과 연습이 진행되었습니다. 1번 차량의 여성분이 좀 소심하게 주행하는 바람에 초반엔 거의 동네 마실 분위기로 진행되었습니다.;; 이후엔 좀 속도가 올라가긴 했습니다만. 여기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속도를 유지한 채 연속 굴절구간을 핸들 조향만으로 통과하는 코스인데 처음엔 30km 로 시작해서 나중엔 45km 까지 올려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차제중심을 잃지 않고 주행안정감을 제공하는 것이 신기하더군요. 마지막엔 ABS 기능을 최대로 끌어내는 풀브레이킹 연습이 몇차례 있었구요. 드드드득~ 역시나 처음엔 생각처럼 풀브레이킹이 안되더군요.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 차량의 제동성능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정도 핸들링과 브레이킹에 익숙해질 무렵, 다이내믹 코스로 이동합니다. 총 2열로 된 바닥분수에서 솟아오르는 물줄기를 차 한대 정도의 빈공간으로 통과하는 연습이었는데 그 빈공간이 랜덤하게 바뀌는 것은 아니더군요. 2회차 때 눈을 부릅뜨고 주행했는데 물줄기가 나오지 않는 위치가 똑같더군요.ㅡㅡ;; 하지만 이것도 속도가 60km 로 올라가니 속수무책으로 물을 뒤집어 쓰게 되더라구요. 과속엔 반사신경이고 차량성능이고 무용지물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다음 과정은 같은 코스에서 직진 도중 바닥의 플레이트가 뒷바퀴를 사정없이 튕겨올립니다. 이때 차량 후미가 시계반대 방향으로 급격히 돌기 시작하는데 이때 카운터 스티어링 조작으로 차체를 진행방향으로 바로 잡는 연습을 했습니다. 공식은 차체가 회전하는 반대방향으로 핸들 급조향 후 타이밍을 맞춰 원위치를 해야하는데 이게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조향각이 조금만 더 커져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차체가 꺽여버리고 핸들 복원이 늦어도 문제구요.

다음은 원선회 코스에서 주행속도의 증가에 따른 뉴트럴/오버/언더 스티어링을 경험하고 DSC(Driving Stability Contol) 기능을 체험했습니다. 스프링 쿨러로 마찰계수가 아주 낮은 원형 트랙을 선회하는데 먼저 인스트럭터의 차량 조수석에 동승했습니다. 가속하면서 오버 스티어링시에는 차체가 완전히 주행방향을 이탈하고 의도적인 언더스티어 상황에서 핸들을 반대방향으로 급조향시 DSC 가 동작하면서 원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전륜에 브레이크가 개입하며 차체를 원중심쪽으로 제어해주더군요. 그리곤 서비스(?) 차원의 드리프트 시범까지! 드리프트 체험은 처음이었는데 저도 모르게 입에서 워~워~ 소리가 나더군요.

이후 각자 차량으로 운행하며 세가지 상황을 경험해보는데 약 60km 가 뉴트럴/언더 스티어의 경계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약간 어지러움을 느껴지더군요. 이게 얼마만의 차멀미인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러 직선, 곡선주로로 이뤄진 트랙으로 이동합니다. 인스트럭터의 차량이 선두에서 참가자들을 인솔하고 약 2바퀴씩 서로 순서를 바꿔가며 진행했습니다. 가장 큰 커브는 80km 내외, 가장 작은 커브는 40~50km 선에서 주행이 이뤄졌고 직선주로에서는 초반부터 풀악셀을 유도하는데 직선구간 종점을 약 150여 미터 남겨놓고 150km 전후까지 가속이 되더군요. 역시 디젤이라 100km까지 가속은 좋았지만 이후 밀어주는 힘은 확실히 부족했습니다. 문득 428i 차량을 선택한 여자분이 부럽더군요.ㅎㅎ 하필 서킷주행 시작할 때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서 인스트럭터도 속도를 조절하는게 보였고 저도 과감한 코너링을 시도해보긴 어렵더군요. 이번주 내내 날씨가 그렇게도 쾌청했는데 당일 날씨가 도와주질 않더군요.ㅠㅠ

암튼 30여 분간의 서킷 주행을 마치고 다시 교육실로 복귀해서 소감과 질의응답 시간을 거쳐 프로그램 수료증을 받고 모든 과정이 종료되었습니다. 

결론, BMW 차량을 맘껏 풀악셀, 풀브레이킹 그리고 급조향하면서 주행해볼 수 있는 기회는 우리나라에서 이 곳이 유일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프로그램 수강 비용은 결코 비싸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참고사항]

1. 참가자 수

Advanced 기준 프로그램 최대정원이 6명이고 인원수에 상관없이 총 진행시간은 동일합니다. 즉 인원수에 반비례하여 코스반복 횟수와 주행거리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온라인 예약조회시 일정별 예약자 수가 표시되므로 적어도 풀부킹되는 날은 피할 수 있습니다.

2. 참가자 운전경력

그럴 확률은 낮겠지만 advanced 프로그램 최소 요구사항인 면허취득 1년 이상을 겨우 만족하거나 그 이상이지만 실제 운전경험이나 실력이 낮은 참석가가 있을 경우, 코스 연습에 어느정도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슬라럼 같은 경우 어느정도 속도가 붙어야 의미가 있는데 앞차가 쉬엄쉬엄 주행한다면 속도를 내보기도 전에 브레이킹하느라 시간이 다 흘러갈지도 모릅니다. 서킷 주행은 말이 필요없겠지요.

3. 기상조건

말할 것도 없이 날씨가 좋은 날이 좋겠지요. 인스트럭터의 첫번째 의무사항이 안전사고 방지이므로 아무래도 노면이 젖게되면 주행속도가 낮아지는 것은 당연지사. 일정예약시 일기예보를 반드시 참고하고 많은 비가 예상된다면 차라리 연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WRITTEN BY
하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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