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 앞서 제 차량 이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98년 1종 보통면허 취득
xx년 운전병 입대(2.5톤, 5톤 차량 정비 및 운행)
11년 스포티지r 가솔린 출고
15년 1종 대형면허 취득(독학 6회차 합격)
15년 스파크 LT 중고 구매
15년 BMW 드라이빙 센터 어드밴스드 코스 체험(320d 투어링)
15년 아반테AD 출시기념 4박 5일 시승 이벤트 참여
16년 주차장 물피도주 수리로 올뉴 투싼 5박 6일 렌트

굳이 위와 같이 명시하는 이유는 제가 차알못이긴 하나 최소한 스파크 외에 다른 차량에 대한 경험이 아예 없지는 않다.. 정도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사실 이 차를 구매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급하게 가족이 사용할 차가 한대 더 필요하게 되었는데 결국 유지비를 1순위로 고려하다보니 의외로 쉽게 결정이 내려지더군요. 당시 메르스 사태로 전국이 난리였는데 마스크도 없이 홀로 고속버스타고 전남 광주까지 가서 업어왔습니다.ㅎㅎ;;

그저 고장없이 가족의 1인 출퇴근 차로써 잘 굴러가기만 하면 그만이었습니다. 시장조사고 카페고 알아볼 시간도 없이 덜컥 구입한 중고 700만원도 안하는 경차에 제가 뭘 바랬겠습니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스파크는 저에게 놀라운 경험을 안겨준 차량입니다. 핸들링, 코너링, 브레이킹 등 경차에 대한 막연한 편견이나 예측을 일순간에 날려버렸습니다.

이 차에 대한 실질적인 첫 경험은 핸들링인데 지금은 5년간 불만없이 타던 스포티지알의 스티어링휠을 잡을때마다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스파크는 유압식 핸들답게 묵직하면서 신뢰감있는 코너링을 제공합니다. 그래봐야 100키로 이내지만 코너 진입부터 탈출까지 의도한대로 거동이 가능한 점은 칭찬하지 않을수가 없네요. 이를 담보로 얻게되는 고속주행시 직진 안정성은 참.. 국산차는 반성해야 할 부분입니다. 굴곡없는 도로에서 스파크는 핸들보타없이 수백미터 이상 가는 반면 스포티지.. 100미터 유지도 어렵습니다. 핸들 살짝 놓으면 수초안에 이미 옆차로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장거리 운행시 승차감이란 서스펜션이나 NVH 가 아니라 직진 안정성이 제일 중요한 요소라 생각합니다. 300km 이상 구간내내 보타하느라 팔, 어깨, 정신 모두 쉴 틈이 없으니 끔찍하게 피곤한 반면 스파크는 다릅니다. 분명 체급이나 가격이나 한참 급이 낮은 차인데 신기할 정도입니다.

두번째는 리니어한 브레이크 답력입니다. 기존에 소유한 차와 비교될 수 밖에 없는데 스포티지알의 경우 급제동시 초반답력은 강하게 걸리지만 절반 이상 힘이 가해지면 이후 제동력 상승은 미미합니다. 한번 위급상황에서 급제동을 경험하고 나니 미리 브레이크에 발을 올리는 습관이 생기더군요. 결국 튜닝 극혐하던 제가 2P 브레이크 작업까지 했습니다. 최근 경험해 본 현기차들도 별반 다르지 않더군요. 반면 스파크의 브레이크 답력은 꽤나 리니어하게 증가합니다. 즉 어느정도 제동 가능거리를 예측할 수 있다는 얘기죠. 그래서인지 급제동은 몇번 있었지만 아직 한번도 ABS 가 작동한 적이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순간적으로 강한 힘이 가해지지 않으면..

세번째는 탄탄한 하체입니다. 매일 출퇴근 왕복 60km 정도를 외곽순환도로 운행하는데 러시아워 아닌 이상 수시로 120km 전후를 유지하는데 휘청이거나 불안한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어찌보면 핸들링의 안정감과도 연관이 있는 부분으로 보여집니다. 가끔씩 부산(본가) 내려갈때 스파크 타고 싶은 맘이 굴뚝같습니다. 결국 가족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생각해서 포기하곤 하지만요. 저속시 요철구간에서 간혹 스프링 튕기는 소리가 거슬리긴 하지만 제법 쫀득하니 스포티지처럼 막무가내로 튕기는 느낌은 없습니다. 가끔 2열에 앉으면 달구지가 따로 없습니다.

이런 부분들 외에도 장점은 많습니다.
- 높은 헤드룸: 개인적으로 시트 각도를 상당히 높게 유지하는 편인데 그래도 머리 위로 주먹하나 정도 남을 정도로 거주성이 좋습니다. 간혹 뒷좌석에 앉을 기회가 있는데 마찬가지로 쾌적합니다. 덕분에 실내가 넓어보이는 효과도 있구요.
- 광활한 후방 시야: 해치백이다보니 뒷 유리가 직각으로 서있는데 위 아래 간격이 상당히 큽니다. 덕분에 룸미러에 뒷유리 전체가 안들어올 정도로 후방 시야확보에 용이합니다. 반면 스포티지알은 정말 답답하죠. 또한 SUV 수준의 넓은 사이드미러 덕에 차선변경이나 주차시 쾌적합니다.
- 얼음장 에어컨: 현재 폭염주의보인데 25도 밑으로 내리면 추워서 못다닙니다. 개인적으로 더위를 별로 안타긴 하지만 타차량 대비 냉기의 수준이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이 차량은 3~4k rpm 구간에서 운행할때 가장 쾌적한 경험을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낮은 회전속도와 대비되는 고알피엠 특유의 회전질감이 묘한 중독성이 있어서 과속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자꾸만 악셀에 올려놓은 발에 힘이 들어가게 됩니다.

중고로 업어왔지만 지금은 생애 첫차 이상의 애정이 생길 정도로 정이 많이 들었고 이뻐보이기만 합니다. (사실 작년에 주행중 파썬 자파 이후 정이 뚝 떨어졌습니다.. 그때 그냥 기변했어야 하는데 사정상 타이밍을 놓쳤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WRITTEN BY
하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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